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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HEE LIM









                                    






Artist Note



나의 작업은 회화가 지닌 ‘평면성’의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대상의 리얼리티의 문제로서, 3차원의 환영을 2차원에 담으려 했던 미술이 아니라 그것을 없애려는 노력으로 시작된 미술에 뿌리를 둔 것이다.

지금 내가 그리는 그림들은 그것들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그림 속의 내용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이 아니라 화면의 색, 선, 구도와 같은 시각적인 조형요소들과 변화, 균형, 통일과 같은 본질적인 것들에 중점을 두고 작업에 임한다.

선택하고, 구성하고, 형태 짓고 등의 과정을 통해 순수한 회화의 요소들을 부각시킨다. 화면의 구성을 위해 형태나 색채들이 변형되기도 하며 표현에 있어서의 거친 붓질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담함과 단순성, 2차원적인 효과를 통해 내면의 느낌과 생각, 심리적 정서 등이 선택된 소재로 부터가 아니라 색채나 형태, 구성 등 조형요소로 부터 나오는 것이다.

즉, 확실하고 명확한 대상을 재현함으로써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회화적인 구조 그 자체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는 것이다.

나의 작업에서 깊이감이라는 것은 공간의 깊이라기보다는 대상과 대상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 색채는 화면 자체의 깊이감을 위해 쓰이며 색채가 단지 물체가 지닌 색을 나타내는 것을 넘어 화면의 전체적인 통일을 위한 역할을 한다. 또한 윤곽선이나 그림자보다는 색채의 미묘한 단계적 변화로 형태를 표현하고, 선보다 색의 효과적인 사용으로 형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나의 회화는 단순히 대상이 가진 형태나 외부적인 것들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조형요소들이 가진 본질적 잠재력을 탐구하는 것이다.


임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