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SUNHEE LIM









                                    






<Painting as a Medium>

‘매체로서의 회화’에 대하여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에서 회화 자체를 ‘오브제(object)’ 혹은 ‘매체(medium)’로 보는 시각은 회화와 사진이 어떻게 다른 지 보여주기 위하여 개념적으로 회화의 본질에 접근한 리히터 (Gerhard Richter, 독일, 1932)나 ‘시점(point of view)’ 혹은 ‘원근법(perspective)’ 의 전용 (appropriation)과 사진을 이용하여 자신의 회화적 어법을 구축해 온 호크니(David Hockney, 영국, 1937) 등에 의하여 전개되어 왔다.

임선희는 이번 전시에서 ‘시지각(visual perception)’적 접근을 통하여 모더니즘 회화의 새 지평을 연 세잔으로부터, 색채와 선을 이용하여 ‘평면성(flatness)’을 보여주고자 했던 마티스의 작품들을 전용하여 현대회화에서 동시대적 관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작 <붉은 방석>은 화면에 놓여진 소파와 방석을 사진으로 찍은 후 원근과 구도를 없애고 대상을 평면화시킨 작품이다.

작가는 르네상스 시대의 일점 투시법이나 전통 회화의 사실적 재현을 벗어나기 위해 카메라로 대상을 촬영한 후 컴퓨터의 포토샵을 이용하여 원근을 없애고 형태와 컬러를 조절하여 새로운 평면으로 전위시킨다.
이 과정을 통하여 작가는 ‘기억에 인지된 대상’을 ‘색(color)’과 ‘형(form)’으로 대상을 구축함으로써 ‘회화에 대한 회화 painting on painting’ 의 관점으로 바라본 평면성이 무엇인지 잘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세잔이 형태와 구도를 탐구할 때 사용했던 컬러와 Brush strokes를 이용한 <아발론 카페> 와 <에스컬레이터>, <앉아있는 아이> 등은 작가가 그 동안 추구해 왔던 ‘원근의 해체’와 ‘컬러를 통하여 평면을 구성’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 외에 마티스가 사용했던 Brush strokes를 응용하여 표현한 <방석과 소파>작업과 화면의 변화, 균형, 통일적 구성을 보여주는 <화분>연작은 기성 회화의 기법을 어떻게 새롭게 전용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The Flat>전에서 선보였던 평면성의 탐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매체로서의 회화’ 의 관점을 통하여 서구 회화의 미술사적 성취를 되돌아봄으로써 한국 현대 회화에 있어서의 동시대성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종호  독립 큐레이터